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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2005-09-02 16:57:15 / Hit:2733  

어느 환한 저녁

어느 환한 저녁



세상에나, 이런 날도 있는 것이다
해가 지고도
한참이나 거리가 밝아서
눈을 채 뜨지 못하고 태어나던 순간의
세상의 첫 얼굴을
마치 대면이나 한 듯 또렷이
떠올릴 때가 있는 것이다
그러면 나는
걸음을 멈추고 서서
제 이름을 나직이
지난여름 마지막 꽃 이파리 하나 떨어지는
그 속도로 불러보고는
내게는 없던
영혼이라는 것이 있는 듯
고개를 뒤로 돌려 두리번거리는 것이다
옛 사람을 길 위에서 마주한 것처럼
가만히
자꾸만 위로 올라가는
입 꼬리를 수줍은 듯
가리며



좋구나~ 절창이다.

 

늦은 오후의 낮잠에서 깨어나 이런 '환한 저녁'을 선물 받 듯 보게 될 때가 있지. ^^

 
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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